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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에서는 먼저 14세기말경에 목판화가 출현하고 이어 15세기 전반에 동판화가 탄생했다. 초기의 목판화는 성지순례 기념품으로서의 성서 제재나 성상(聖像)을 표징한 것, 부적, 게임 카드, 서적의 삽화 등에 사용되었다. 15세기 후반 이후 목판술이 점차 발전했으며 특히 독일 르네상스의 거장 뒤러(1471~1528)는 목판화의 차원을 크게 부상시켰다. 크라나흐, 알트도르퍼 등이 이를 계승했는데 16세기말경에는 쇠퇴했다.

목판법에 의한 동판화는 금속세공 분야에서 우연히 발명되었는데 최초의 동판화는 1446년의 것이다. 동판화는 초기부터 공예미가 돋보였으며, 특히 상류계급의 취향에 맞게 제작되었다. 초기의 동판화는 뷔랭으로 동판 위에 직접 형상을 새기는 인그레이빙이었다. 15세기 이후에는 이탈리아.독일의 화가들도 판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동판화 분야에서 이것을 회화에 견줄 만큼 격조 높은 예술로 완성시킨 것은 뒤러였다. 16세기 전반은 뒤러를 중심으로 인그레이빙이 가장 융성했던 시대이다. 독일의 크라나흐.알트도르퍼, 네덜란드의 루카스 반 레이덴, 이탈리아의 마르칸토니오 라이몬디 등이 이 시기의 대표적인 동판화가이다. 라이몬디는 화가 라파엘로의 드로잉을 바탕으로 판화를 제작했는데 화가와 판화가의 이러한 공동 제작 경향은 16세기 후반 마니에리스모 시기에는 보편화되었다.

칭은 16세기 전반에 이미 뒤러,알트도르퍼 등에 의해 시도되었는데 동판 부식에 적절한 산의 조합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17세기로 접어들면서 이 문제도 해결되고, 특히 독창적인 실험을 거듭한 세헤르스와 그의 뒤를 이은 네덜란드의 렘브란트는 에칭 기법상의 표현 가능성을 남김없이 활용하여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에칭은 인그레이빙에 비해 선도 자유롭게 그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판이 대단히 빠르며 즉흥적인 제작도 가능한 이점 때문에 많은 화가들이 시도했고, 17세기부터 20세기초까지 순수 판화 작품 제작에 주로 쓰였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17세기의 렘브란트, 오스타데, 자크 칼로, 클로드 로랭, 18세기의 피라네시, 티에폴로 부자(父子), 카날레토, 고야를 들 수 있다. 17세기말에는 건식(乾式)동판화의 새로운 방법으로 메조틴트가 개발되어 18세기 영국에서 크게 유행했다. 18세기의 석판화 발명은 판화사상 획기적인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고야와 들라크루아는 이 방법으로 예술성 높은 작품을 낳은 최초의 화가였다.

19세기로 접어들면서 초크나 잉크로 그린 소묘와 거의 같은 효과를 재현시킬 수 있는 석판화 기법이 에칭과 더불어 화가들 사이에 널리 쓰이게 되었다. 도미에는 4,000점의 풍자적 석판화를 남겼다. 마네.드가.르누아르 등의 인상파 화가들을 비롯하여 휘슬러, 르동도 우수한 석판화가였다. 19세기말에는 다색 석판화가 개발되어 보나르, 툴루즈 로트레크 등이 이것을 충분히 활용했다. 19세기말에 이르러 일본의 우키요에[浮世繪] 판화가 유럽에서 크게 유행했으며 고갱과 뭉크에 의해 목판화가 부활되었고 특히 20세기초 독일 표현주의 화가들은 판화의 특성을 살려 많은 작품을 제작했다. 20세기에는 대부분의 화가들이 판화를 시도했으며 다양한 기법 및 효과가 개발되었다. 예를 들어 피카소의 리놀륨 컷, 에른스트의 프로타주, 일본인들에 의한 메조틴트의 부활,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실크스크린의 유행은 판화기법상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이 자료는 브리태니커 한국판에서 요약, 발췌한 것임을 밝힙니다.